한기총·한교총, 사소한 일에 묶여 통합 안 되면 한국교회 큰 손해
진보와 보수 상관없이 우리 사회와 한국교회 위해 일할 사람 중요

한기총 제27대 대표회장 정서영 목사가 한기총 변화와 발전을 위한 대안을 제시했다.
한기총 제27대 대표회장 정서영 목사가 한기총 변화와 발전을 위한 대안을 제시했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는 국가와 민족, 나아가 세계 속에서 다양하게 요구되는 도전 앞에서도 교회를 보호하며, 주님께서 맡기신 복음전파의 사명을 감당하는데 최선의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특히 대교회적, 대사회적으로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연합기관의 책임을 다하고 있으며, 갈수록 벼랑 끝에 내몰린 한국교회를 정상에 올려놓기 위해 전력투구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그동안 표류하고 있던 한기총을 바로 잡기 위해 두문분출하고 애썼던 정서영 목사가 제27대 대표회장으로 연임되어 교계뿐 아니라, 대사회, 대정부 관계에서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막중한 직임을 다시 맡게 됐다. 이에 본지는 누구보다 한국교회와 한기총을 사랑하고, 분열과 갈등으로 얼룩진 한국교회를 하나로 아우르는 데 적임자인 정서영 목사를 만나 한기총과 한국교회에 당면한 과제에 대해서 물었다.

한기총 정상화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경주할 뜻을 밝힌 정서영 대표회장.
한기총 정상화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경주할 뜻을 밝힌 정서영 대표회장.

지난 한 해는 한기총이 잃어버린 시간을 되찾은 원년이었다고 본다. 무엇보다 길고 길었던 임시대표회장 체제를 종식하고,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지도자가 다시 한기총의 대표회장으로 선출된 데 의미가 남다르다. 특히 빈 곳간을 채워 한기총 스스로 자립의 돌파구를 찾았다는 점에서 상당히 고무적이다. 그런 의미에서 올해 한기총의 나아갈 방향에 대해서 궁금하다.

= 한기총의 모든 것이 다 완성된 것은 아니다. 한기총을 더욱 정상화시켜서 대한민국과 민족, 한국교회의 발전과 세계 선교를 위해 앞으로 나가야 한다. 그동안의 과오는 예방주사를 맞았다고 생각하면 된다. 우리 모두 힘을 합해 나아가면 못할 것이 없다. 그런 의미에서 올해는 한기총이 대정부와 대사회, 그리고 한국교회에 바른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경주하는 원년이 되길 바란다.

한기총이 정상화의 길을 걷고 있지만, 여전히 해결해야 할 숙제가 많다. 그중에서도 한기총 재정건전성을 확보하는 일이야말로 중요한 과제다. 이러한 문제에 대해 이미 목사님께서는 앞서 정견발표 때 대표회장에 취임하게 되면 한국교회가 인정하는 재판국과 실업인선교회와 특별명예회장 제도 등 한기총이 사명을 감당할 수 있도록 여러 가지 제도도 만들고 싶다고 밝힌바 있다.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 지난 한 해는 한기총이 임시대표회장 시대를 마감하고, 새롭게 태어난 해였다. 그럼에도 한기총 재정 자립은 풀어야할 과제였다. 한기총 운영에 필요한 재정이 충분히 확보되지 않으면, 옛날과 똑같은 문제가 발생한다. 이러한 이유로 기독실업인선교위원회 등을 설치해 운영하려고 하는 것이다. 일할 수 있는 길을 만들어 주는 셈이다. 기독실업인들이 자기의 경제적 능력 활용해서 복음을 전하는 통로를 만들어 주는 것도 한국교회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본다.

목사님의 대표회장 연임에 초점이 맞춰지는 것은 바로 한국교회 연합기관 통합이 더욱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누구보다 연합기관 통합에 앞장서왔던 장본인으로서 올해 대통합의 물줄기는 어떻게 흘러갈 것으로 보는가. 혹 대표회장님이 바라는 통합의 모양새는 무엇인가.

= 안타까운 일이지만 정부는 불교의 눈치는 보면서, 한국교회의 눈치는 보지 않는다. 그만큼 한국교회가 분열과 갈등으로 나뉘어져 쪼개져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작금의 가장 시급한 것은 한국교회가 하나로 통합되는 일이다. 특히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기독교 연합기관의 통합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하나가 되지 못하면 힘이 분산되어 정부와 사회에 제대로 된 목소릴 내지 못한다. 무엇보다 한국교회에 산재되어 있는 동성애 문제나 차별금지법 등 여러 가지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 두 기관이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고 한국교회를 위해 무엇을 헌신할 것인지만 생각해야 한다. 이미 한교총과 통합을 추진하면서 도출된 내용이 명칭은 한기총으로, 사무실은 현 한기총 사무실을 쓰고, 모든 직원은 있는 그대로 다 승계하며, 단 하나 조건은 정관은 한교총 것으로 쓰기로 했다. 사소한 일에 묶여서 통합이 안 된다면 한국교회가 크게 손해를 보는 것이다.

한기총과 한교총의 통합이 사소한 일로 지연되거나 멈췄을 때 한국교회 전체의 손해라고 지적하는 정서영 대표회장.
한기총과 한교총의 통합이 사소한 일로 지연되거나 멈췄을 때 한국교회 전체의 손해라고 지적하는 정서영 대표회장.

한교총과 통합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등장하는 것이, 이단문제와 WCC문제다. 매번 이단은 없다’, ‘WCCWEA 철저히 배척이라고 단언하는 데에도, 돌림노래처럼 이들의 문제제기는 여전하다.

= 굳이 안 되는 것만 주장하는 것은 통합을 하지 말자는 이야기다. 서로 양보하면서 대승적인 차원에서 통합의 길로 가야 한다. 이단 문제의 경우도 양 기관이 합치고 난 뒤 위원회를 통해 문제가 있다면 빼내면 된다. 덧붙여 분명히 말하건데 종교다원주의 등의 문제로 WCC, WEA는 같이 할 수 없다는 생각이다. 앞으로도 한교총과의 통합을 위해 꾸준히 대화를 추진할 것이다. 자기 기관만 살려고 하면 할 수가 없다.

한기총은 분명 기독교 최고 연합기관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여전히 한기총을 음해하고, 혹 대표회장님을 향한 허위사실 유포 등이 난무하고 있다. 이는 한국교회 전체적으로도 큰 손해라고 생각된다. 이는 자칫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연합기관을 공격하는 안티기독교들의 행태와 별반 다를 바 없다. 한기총 대표회장으로서 한기총을 어떻게 수호해 갈 것인가.

= 한기총 자체의 공격은 많이 줄어들었다. 대신 개인을 공격하는 것이 있다. 진실이 아닌 거짓에 대해 일일이 대응하고 있지는 않지만, 면밀히 조사하는 중에 있다. 무슨 일이 있어도 한기총을 수호하는데 추호의 망설임 없이 적극 나설 것이다. 모두가 똘똘 뭉쳐서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한기총을 음해하는 세력의 행태를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

올해는 제22대 국회의원 선거가 있는 해이다. 벌써부터 여야로 나뉜 진영의 싸움이 한창이며, 서로 적임자임을 자처하고 있다. 한국교회 역시 저마다 진보와 보수로 나뉘어 세력 싸움의 조짐이 보인다. 올해 총선과 관련한 허심탄회한 목소릴 듣고 싶다.

= 진보와 보수 상관없이 우리 사회와 한국교회를 위해서 일할 수 있는 사람이 중요하다. 인기나 여론 위주의 인사가 아닌, 정말 대한민국 국민을 위해서 두 발로 뛸 수 있는 사람을 선택하도록 해야 한다. 특히 한국교회에 산적한 다양한 악법들을 막고, 함께 싸울 수 있는 동역자들이 국민의 선택을 받도록 한국교회 역시 기도로 임해야 한다.

안티기독교에 맞서기 위해 한국교회가 똘똘 뭉쳐야 한다는 정서영 대표회장.
안티기독교에 맞서기 위해 한국교회가 똘똘 뭉쳐야 한다는 정서영 대표회장.

그동안 분열과 갈등으로 아픔을 겪고 있는 가운데, 한국교회를 끊임없이 위협하고 있는 안티기독교들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특히 동성애, 차별금지법, 이슬람, 젠더이데올로기 등 여러 가지 문제들은 우리 사회뿐 아니라 교회에까지 영향력을 끼치려 한다. 이에 대표회장님의 생각과 더불어, 이들을 막기 위한 방법 중 가장 선행되어야 할 것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 앞서 답변과 같은 맥락에서 한국기독교가 이러한 문제 때문에 정치에 참여하는 것이다. 현실적으로 이러한 법들이 대부분 진보에서 발의하는 것들이다. 때문에 목회자들이 보수쪽으로 기울어지는 것이다. 교회폐쇄법까지 나오니 어떻게 교회가 견디겠는가. 답답한 심경이다.

전 세계적으로 전쟁이 격화되고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은 해를 지나 거듭되고 있으며,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 역시 연일 수많은 희생자들을 발생시키고 있다. 최근에는 한반도의 정세도 심상치 않다. 북한의 도 넘은 발언과 미사일 발사 등 행동이 연일 수위를 갱신하고 있으며, 언제든지 도발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최근 대표회장님께서는 모든 전쟁을 반대한다는 의미에서 아이스버킷챌린지에 나서기도 했다. 뜨겁게 달궈지고 있는 한반도의 상황과 관련해 대표회장님의 생각은 어떤가.

= 진짜 나쁜 전쟁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영토 따먹기 전쟁이다.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은 종교전쟁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와는 성격이 다르다. 이슬람은 이슬람대로, 유대인들은 유대인들대로 생각이 다르다. 끝없는 전쟁이 계속 있을 것 같다. 한쪽이 약하면 전쟁이 일어나고, 둘 다 강하면 전쟁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자기가 원하는 쪽의 승리가 장담될 때는 전쟁이 일어나고, 손해 볼 전쟁은 일어나지 않는다.

한반도의 경우 통일은 북한 김정은이 원하지 않을 것이다. 특히 북한은 그런 통일을 원치 않는다. 남한의 감성적 통일은 남한사람이나 하는 소리다. 갑자기 내부문제로 인해 동독과 서독처럼 통일이 되지 않는다면, 통일의 길은 멀다고 느껴진다. 남한도 국력을 계속 강력하게 증강해서 전쟁이 일어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해야 한다. 평화는 말로 하는 것이 아니라, 힘이 기반 되어야 한다.

AI시대가 발현됐다. 일각에서는 수많은 직업에서 AI가 인간을 대체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누군가는 인간과 AI의 밥그릇 싸움이 시작됐다는 목소리도 낸다. 같은 맥락에서 한국교회도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면서 목회환경이 많이 변화됐다고 본다. 과거의 영광만을 생각하다가는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상황에 처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교회가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새로운 환경에 맞게 잘 대응해야할 것으로 생각되는데, 어떻게 생각하는가.

= 단순히 형태의 변화뿐 아니라 한국교회 자체가 이미 많이 힘들어 졌다. 한국교회 성도들뿐 아니라 대한민국의 평균수명이 20년이 늘어났다. 늘어난 수명으로 인해 그 숫자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은 오직 목회자가 완벽하게 낮아지는 것이다. 목회자가 물질이 아닌 한국의 초대교회처럼 봉사하고, 죽어서 천국 가서 예수님과 살아가겠다는 마음으로 돌아가야 한다. 지금은 다 군림하려고만 한다. 교회가 성장하면서 돈이 들어오니 욕심이 생기는 것이다. 요즘 교회는 시장논리에 갇혀 있다. 교회가 기업화가 되어서 성장에만 치중하고 있다. 이를 극복하지 못하면 한국교회의 미래는 밝지 않다.

한기총 3.1절 행사와 한국교회를 향한 아낌없는 조언을 하는 정서영 대표회장.
한기총 3.1절 행사와 한국교회를 향한 아낌없는 조언을 하는 정서영 대표회장.

3.1105주년 행사는 어떻게 진행되는 가.

= 당초 광화문에서 할 예정이었지만, 한기총은 정치집단이 아니다. 자체적으로 한국기독교연합회관에서 하기로 결정했다. 덧붙여 현재 3.1절 기념관이 없다. 따라서 한기총이 중심이 되어 만들려 한다. 그런 의미에서 3.1절 기념관 건립추진위원장도 맡아서 할 예정이다. 오늘 3.1절 정신을 바로 새겨야 한다.

끝으로 한국교회를 향해 진심어린 조언을 부탁드린다.

= 우리 모두는 신앙인들이니까 본질의 신앙으로 돌아가야 한다. 목회자 뿐 아니라 모든 성도들도 낮은 자리로 돌아가서 어려운 사람들과 같이하면 교회는 희망이 있다. 세상 사람들이 기독교를 존경하도록 변해야 한다. 세상의 빛과 소금의 역할을 잘 감당해 세상 사람들로부터 인정받고, 교회가 다시 활기차게 살아나도록 모두가 힘쓰자.

대담 유달상 편집국장
정리 유종환 편집부국장

저작권자 © 기독교한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