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총무 이홍정 목사)는 세계인권선언일(12월 10일)에 즈음해 올해의 인권상에 한국사회 노동자들의 존엄과 인권, 권리 증진을 위해 오랜 시간 고군분투하며 헌신해 온 김진숙씨(한진중공업 해고노동자)를 수상자로 선정했다.

교회협은 “1981년 한진중공업 용접 노동자로 입사해 작업장에서 발생하는 여러 부조리한 문제들을 외부에 알리기 시작하면서 결국 징계 해고를 당한 김진숙씨는 부당해고에 항거하는 투쟁 중 고문을 받는 등 온갖 위협 속에서도 노동의 가치를 지키는 일을 위해 헌신적으로 활동해 왔다”며, “특히 김씨는 2010년 한진중공업이 경영상 위기를 이유로 현장 노동자 400명 정리해고를 단행했을 때 85미터 크레인에 올라 부당해고 위기에 처한 노동자들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고공농성에 돌입하기도 했다”며, 선정 이유을 밝혔다.

그러면서 “당시 이 소식을 접한 전국의 수많은 양심 시민들은 ‘희망버스’를 타고 크레인 아래로 모여들었고, 이는 노동자들이 직면해 온 억압적 노동구조와 현실을 한국사회 곳곳에 알려내는 주요한 사회적 사건이자 계기가 되기도 했다”며, “결국 한진중공업은 정리해고를 철회했고, 그는 309일 만에 크레인에서 내려오게 됐다”고 설명했다.

교회협은 또 “해고노동자 김진숙은 35년의 해고생활을 끝내고 현장 동료들과 함께 정년을 맞이하고자 오늘도 한진중공업 노동자들과 매일 아침 복직촉구 아침 출근 선전전을 나가고 있다”면서, “특별히 전태일 50주기를 맞은 올해, 김진숙 님에게 인권상을 수여하는 것은 오늘도 여러 다양한 작업장에서 애쓰는 정규, 비정규 노동자들 그리고 억울하게 해고당한 노동자들의 고단한 삶에 미력하나마 연대의 온기를 나누고자 하는 취지 또한 담고 있다”고 밝혔다.

교회협은 또 오랜 시간 필리핀 민중들과 함께 아시아 민주와 평화를 위해 온 몸으로 일해 온 자라 알바레즈 인권활동가의 죽음을 깊이 애도하며, 특별상을 수여했다.

알바레즈씨는 지난 8월 필리핀 자경단에 의해 살해됐고, 네그로스 섬에서 암살당한 24세 청년 농민운동가 레게 라마소그와 72세 평화운동 지도자 렌달 에카니스에 이어 발생한 세 번째 정치적 살인의 희생자가 됐다.

이에 교회협은 “그는 필리핀 네그로스 섬에서 인권피해사건에 조력하는 준 법률가로서 유엔인권이사회와 협력하는 일을 도맡아 해왔다. 그는 정부에 의해 테러리스트로 낙인찍혀 해당 지역 경찰과 군부에 의해 끊임없이 위협을 당하면서도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의 자립을 위해 일하는 것을 멈추지 않았으며, 필리핀 군부가 조작한 사건에 의해 2년 간 감옥에 복역한 양심수 이기도 했다”고 탄식했다.

그러면서 “마침내 지난 3월 사건이 기획조작된 것임이 밝혀져 무죄 선고를 다시 받았지만 필리핀 사회의 민주와 인권실현을 위해 온몸을 바쳐 온 그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결국 그는 잔혹한 국가폭력의 목표물이 되어 목숨을 잃게 됐다”며, “고인에게 본 특별상을 수여하며 필리핀을 비롯한 아시아 민주와 평화실현을 위해 일하는 전 세계 모든 이들과 함께 그를 기억하고 추모하고자 한다”고 뜻을 기렸다.

한편 교회협은 각 현장에서 인권증진을 위해 수고하고 애쓰는 이들을 초청해 ‘2020년 인권주간연합예배’ 및 ‘34회 NCCK 인권상 시상식’을 오는 3일 오후 6시 30분 한국기독교회관 2층 조에홀에서 열고, 서로 위로•격려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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