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씨티교회가 정부의 권고인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는 동시에 '모이는 예배'의 본질도 지키기 위해 국내 최초로 '드라이브-인 워십'을 실시한다. ('드라이브-인 워십'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는 조희서 담임목사)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정부와 지자체가 내놓은 ‘교회 예배중지 행정명령’에 따른 갈등이 고조되는 등 후폭풍이 심각한 가운데, 서울씨티교회(담임 조희서 목사)가 정부의 권고인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면서도 ‘모이는 예배’의 본질도 지키는 ‘드라이브-인 워십’을 실시한다.

서울씨티교회는 오는 29일 주일예배부터 ‘드라이브-인 워십’으로 드릴 방침이다. ‘드라이브-인 워십’은 대면으로 확산될 수 있는 바이러스 전파를 막기 위해 거리가 이격되어 주차된 차량 안에서 FM 채널을 통해 예배를 드리는 방식이다.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시도되는 예배 형태로 비교적 나태해질 수 있는 ‘온라인 예배’의 단점을 보완하고, ‘모이는 예배’의 장점을 두루 갖춰 정부와 갈등을 빚고 있는 한국교회에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이 교회가 ‘드라이브-인 워십’을 드리기로 결정한 데는 담임 조희서 목사의 역할이 컸다. 사실 서울씨티교회는 코로나19 사태가 터지자 정부의 권고를 잘 따르고, 사태해결 때 까지 예배출석 인원을 매주 50%씩 줄이기로 결정했다. 그 결정에 따라 이달 8일 300명이었던 예배 참석인원은 15일에는 200명으로 줄였고, 22일에는 100명으로 제한을 뒀다. 하지만 마지노선인 50명을 두고서 고민이 많아졌고, 정부의 권고도 따르면서 예배의 본질도 지키는 묘수를 떠올렸다. 그것이 바로 ‘드라이브-인 워십’이다.

조희서 목사는 “정부와 교회 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어떻게 하면 지역사회와 평화롭게 공존하면서 서로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교회 역시 오해받지 않으면서도 교인들의 불편과 필요를 모두 채워줄 수 있을까 깊이 고민했다”면서, “그 결과가 바로 ‘드라이브-인 워십’이다. 모든 교회가 이런 예배를 드릴 환경은 되지 않겠지만, 할 수 있다면 가진 자원을 최대한 활용해서 갈등해결을 하는 것은 대단히 중요한 시도”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마침 저희 교회가 주일마다 사용하고 있는 넓은 주차장 공간이 있고, 차량을 300대 가량 수용할 수 있으니 간격을 두고 주차한 후 차 안에서 안전하게 예배를 드릴 수 있도록 했다”며, “드라이브-인 전동차 전용 영화관과 같은 예배의 형식”이라고 설명했다.

▲ 서울씨티교회 정경.

이를 위해 서울씨티교회는 법적인 허용범위 내에서 5개의 FM 주파수를 마련했으며, 혹시 차량이 답답한 성도들을 위해 운동장에 일정거리를 두고서 앉을 수 있는 스탠드도 설치한다. 당일 스탠드에 앉을 성도들은 편히 앉을 수 있는 방석이나 우산, 양산을 챙겨 오면 된다.

또 단순한 예배의 형식에서 벗어나 축제의 현장 같은 분위기도 낼 수 있도록 당일 현장에 오는 성도들을 위해 물과 음료수, 과자 등 먹을거리도 준비한 상태며, 무엇보다 당일 현장에서도 체온체크는 물론 손 소독제 비치, 마스크 착용 확인 등 방역도 철저히 신경 쓸 방침이다.

조 목사는 “이와 같은 새로운 예배의 방식을 생각한 이유는 이단이나 일부 문제성 있는 교회들이 맹목적으로 자기들만의 신앙 행위를 고집하는 바람에 집단 감염이 발생해 사회에 충격을 낳고 비판의 대상이 되었기 때문”이라며, “그 일로 인해 전통교회마저도 반사회적이고 비협조적인 종교집단이라고 매도되는 일을 막고, 오히려 보편교회들은 지금과 같은 국가적 위기 상황을 하루라도 빨리 벗어나는 데 협조하고 있다는 것을 드러내기 위함”이라고 말했다.

▲ 조 목사는 '드라이브-인 워십'을 떠올린 것이 “전통교회마저도 반사회적이고 비협조적인 종교집단이라고 매도되는 일을 막고, 오히려 보편교회들은 지금과 같은 국가적 위기 상황을 하루라도 빨리 벗어나는 데 협조하고 있다는 것을 드러내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조 목사는 또 “교회가 꼭 이런 방식이 아니더라도 얼마든지 정부의 권고를 지키면서 예배를 드릴 수 있다”며, “예배를 드리지 않는 게 아니라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하나님께서 주신 지혜를 활용하면 ‘역전과 반전’의 하나님은 늘 새로운 것을 창조하게 하신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교회는 세상의 소금과 빛의 역할을 하는 성도들의 모임”이라며, “우리 한국교회는 늘 위기상황에서 앞장서서 고통을 분담하고 이겨내는 전통을 가지고 있다. 시대가 바뀌었지만 우리는 또 다른 모습으로 우리 사회에 기여하고, 사람들이 교회를 보고 하나님의 이름을 높이는 그런 일들을 하기 위해서 노력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서울씨티교회는 당일 현장의 인프라를 타교회에서 원할 경우 활용하는 방침도 고려 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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