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제스포츠인선교회의 도움으로 동계 스포츠 종목인 루지에 도전하게 된 네팔, 필리핀, 태국의 6명의 청소년들이 파이팅을 힘차게 외치고 있다.

말만 해도 입김이 나는 낯선 날씨에 조금은 어울리지 않는 종아리까지 내려오는 롱패딩의 지퍼를 목까지 추켜올린 6명의 앳된 이국 청소년들이 이름도 생소한 겨울철 스포츠 ‘루지’ 종목에 도전한다.

국제스포츠인선교회(이사장 이정익 목사, 회장 이형로 목사)의 도움으로 네팔과 필리핀, 태국에서 각 남·여 1명씩 모두 6명의 청소년들이 썰매에 누운 채 얼음 트랙을 활주하며 시간을 겨루는 종목인 루지(luge) 정복에 나선다.

이들의 도전은 동계 스포츠를 경험하기 힘든 아시아 지역 청소년들에게 신앙과 함께 ‘올림픽 출전’이라는 꿈을 심어주자는 취지로 현지 선교사들과 한국교계가 나서 이뤄졌다.

현지 선교사들의 인솔 하에 지난 7일 입국한 이들은 9일 한국기독교회관에서 열린 ‘2019 아시아 동계 꿈나무 선수 육성 프로젝트’ 소개 기자회견을 통해 공식적인 첫발을 내딛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선교회 회장 이형로 목사를 비롯해, 프로젝트 집행위원장 김학필 목사(예장 한국 총회장), 선교회 기획위원장 박노훈 목사(신촌성결교회), 지도감독위원장 원광호 목사, 사무총장 우순태 목사 등이 동석했다.

먼저 우순태 목사가 기자회견 참석자를 소개하고, 김학필 목사가 2019년도에 시행하는 아시아 동계 꿈나무선수 육성 프로젝트 개요를 설명했다. 또한 이형로 목사가 2019년도 국제스포츠인선교회 프로젝트인 ‘제5회 루지 아시아선수권대회’에 대해 설명했다.

이에 따르면 6명의 청소년들은 오는 11일 평창으로 이동해 오는 12일부터 18일까지 동계올림픽 슬라이딩센터에서 국가대표 상비군들과 합동훈련을 실시하고, 21일에는 평창에서 열리는 루지 아시아선수권대회에 앞서 이벤트 경기를 진행한다.

이밖에도 이들은 21일 아시아선수권대회 폐회식에 참석하고, 24일 양화진, 25일 성탄절 행사 참석, 26일 한국스포츠 지도자, 국제스포츠인선교회 후원자, 꿈나무선수단 환송연 등에 참석한 뒤 27일 인천공항을 통해 출국할 예정이다.

▲ 각자 포부를 밝히고 있는 청소년들.

이날 기자회견에선 설렘 반 긴장 반인 이들의 포부도 엿들을 수 있었다. 이들은 전반적으로 한국에 대한 좋은 인상과 함께 루지를 통해 나라의 위상을 살리는 한편 하나님께 영광을 올려 드리겠다는 당찬 포부를 밝혔다.

네팔에서 온 노비나(女) 학생은 “네팔에는 루지라는 종목이 없어 처음 접하게 됐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마지막 목적은 메달리스트가 되어 나라의 위상을 높이고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노비나 학생은 “히말라야 근처에 살고 있어서 루지에 필요한 호흡 훈련을 따로 할 필요가 없다고 들었다. 오기 전 네팔에서 팔굽혀펴기 등 체력 훈련을 하면서 준비했다”며, “다시 오게 될 줄 몰랐는데 너무 감사하고, 몸이 그리 강인한 편은 아니지만 하나님께서 주시는 힘으로 성장해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연맹과 선교회, 교회들과 도와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고 힘주어 말했다.

네팔 산토스(男) 학생은 “많은 분들이 잘 대해주셔서 감사하고, 선교회에도 감사를 전하고 싶다”며 “오는 2022년 베이징 올림픽에 출전하는 것이 목표”라고 전했다.

태국에서 온 아타폰 학생(男)은 “루지는 (엎드려서 썰매를 타는) 스켈레톤과 반대 형태의 종목으로 알고 있다. 우리나라에선 경험할 수 없어 유튜브에서 접했다”며 “청룡열차를 타는 듯한 기분으로, 속도는 훨씬 빠를 것 같다. 이런 기회가 와서 행복하고 감사하다”고 기대했다.

태국 폰(女) 학생도 “한국을 처음 방문했는데, 너무 깨끗하고 날씨도 시원하고 아름답다”며 “더 열심히 공부하고 훈련해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 보여드리고 싶고, 반드시 승리해 하나님께 영광을 올려드릴 것”이라고 다짐했다.

필리핀에서 온 제레미(男) 학생은 “이런 기회를 갖게 돼 행복하다. 한국에 와서 이런 겨울 날씨도 처음 접한다”며 “빈민가에서 생활하고 있는데, 이곳은 너무 깨끗하다. 잘 해서 가족과 교회, 하나님께 영광 돌리고 싶다”고 했다.

필리핀 케이트(女) 학생도 “루지연맹을 비롯해 모든 돕는 손길들에 감사드리고, 필리핀 현지 학교를 잘 만나 이렇게 오게 돼 감사하다”며 “목표는 승리다. 이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 국제스포츠인선교회가 기자회견을 통해 아시아 동계 꿈나무 육성 프로젝트를 소개하고 있다.

이 자리에서 박노훈 목사는 1976년 캐나다 몬트리올 올림픽 당시 한 선수의 예를 들며 꿈나무 선수 지원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박 목사는 “몬트리올 올림픽 때 이 선수가 한 종목에 도전했는데, 한 국가의 선수가 한 명이라도 올림픽 대회 해당 종목에 출전하려면 선수단장을 비롯해 감독과 코치, 의료진 등 5명의 임원 조직이 필요하다고 한다”며 “당시 이 선수가 임원이 부족해 당황하고 있을 때 캐나다 C&MA 선교사들이 이를 알고 즉석에서 임원을 구성해 줬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IOC에 등록하는 임원은 반드시 본국인일 필요가 없어서 가능한 일이었다. 그래서 캐나다 선교사님들이 임원을 구성해 그 선수를 섬겼던 것”이라며 “우리 선교사와 목회자들도 각국 선수들이 각종 국제 경기에 출전할 수 있도록 연합해서 기회를 만들어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캐나다 선교사들이 임원을 구성해 한 선수를 섬겼던 것처럼, 이번 꿈나무들을 위해 이형로 목사는 네팔, 김학필 목사는 필리핀, 박노훈 목사는 태국 선수들의 단장을 맡았다.

이에 우순태 목사는 “루지연맹에서 각 나라에 루지 종목을 전파하기 위해 이번 초청을 하게 됐다”며, “현지 꿈나무 선발은 국제학교에서 스포츠 선수로 활동하고 있는 이들을 중심으로 했다”고 말했다.

입국부터 출국까지 꿈나무들을 인솔하고 지도와 감독, 생활 전반을 지도하고 있는 지도감독위원장 원광호 목사는 “공식적인 일정 외에 신앙지도를 하게 되며, 한국 미션스쿨연합회에서 개최하는 음악회에 찬조 출연해 한국의 또래문화 체험과 교류기회도 계획 중”이라며, “입국하자마자 찬양연습을 했고, 초청교회들과의 소통을 통해 기획사의 역할까지 감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형로 목사는 “선교회에서는 꿈나무들의 왕복 항공료와 국내 체류 비용 등을 지원하고 있다”며 “또 주일마다 후원 교회들을 방문해 꿈나무들의 특별찬양과 간증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집행위원장 김학필 목사는 “꿈나무들이 처음 루지를 접하는 것을 고려해, 루지연맹에서 합동훈련으로 경기력 향상을 도와주기로 했다”고 보고했다.

끝으로 우순태 목사는 “한국의 체육관계당국에서는 내년도에 15개국을 지원하고자 계획하고 있다”며, “국제스포츠인선교회의 프로젝트가 아시아 각국의 젊은이들에게 스포츠와 레크레이션을 통해 건전한 세계관을 수립하고, 세계평화공존의 네트워크로 발전되기를 바란다”고 소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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