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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주 교수] 석류 ןומר (출 28:33-34; 39:24-26)

기사승인 2020.10.23  14:4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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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 창 주 교수

유대교의 상징은 극히 제한적이다. 다른 신이나 우상은 물론 어떤 형상도 용납되지 않기 때문이다(출 20:4). 그럼에도 촛대, 다윗의 별, 석류 등 일부는 유대교 역사를 통해 중요한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촛대와 다윗의 별이 유대 신앙과 민족의 정체성에 연관된 상징이라면 석류는 다면적인 은유가 포함되어 있다. 성막의 제작 중에 자세하게 묘사된 제사장 복식에 석류가 들어있다. 석류는 예복 아랫단에 빙 둘러 방울과 번갈아 수놓게 한 것이다. 그렇다면 석류는 어떤 의미일까?

모세는 각 지파에서 한 사람씩 선발하여 가나안을 정탐하게 한다. 그들이 모세에게 가져온 열매 중 하나가 석류다(민 13:23). 풍요를 상징하는 석류는 가나안의 대표적 작물에 속한다(신 8:8). <아가>의 시인은 붉은 색 꽃송이와 화려하게 치장된 열매, 감칠맛 나는 향취에 넋을 잃은 듯 노래한다. 석류나무 동산(아 4:13), 석류 한 쪽(4:3; 6:7). 푸른 잎의 배색에 눈에 확 띄는 강렬한 빛의 붉은 꽃, 풍부한 과즙, 상큼한 미각(8:2)과 뛰어난 장식성 때문에 대중적이었고 제사장의 예복에 장식된 것이다. 나중에 솔로몬은 성전의 기둥에 400개의 석류를 두 줄로 아로새겨 민족의 번영과 왕조의 흥왕을 기원했다(왕상 7:18, 42).

한편 석류는 히브리어 ‘림몬’으로 지명과 인명에서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아람어에서 유입된 민간 신앙이 엿보인다. 지형적으로 낭떠러지를 가리키는 명사(민 33:19; 수 15:32; 19:45; 삿 20:45; 슥 14:10)로 쓰이는데 하다드림몬(ןומר-דדח)은 요시야의 죽음을 애도하던 므깃도 근처의 계곡을 가리킨다(슥 12:11). 사람의 이름인 경우는 가나안의 바람과 비와 천둥의 신을 뜻한다. 예컨대 베냐민 족속의 브에롯 사람 ‘림몬’이나(삼하 4:2), 벤하닷의 아버지 ‘다브림몬’은 림몬은 선하다는 뜻이며(왕상 15:18), 림몬의 신당은 고대 가나안 신앙과 연관된다(왕하 5:18).

고대로부터 석류는 열매 모양과 내용이 독특하여 상징성이 뛰어났기 때문에 동전에 새겨지기도 했다. 오랜 유랑과 강대국의 지배를 벗어나 유다 독립 왕국을 재건한 하스몬 왕가의 요한 히르카누스(B.C.E. 127-104)는 화관(wreath)을 두르고 양각 뿔 사이에 석류를 새긴 동전을 발행하였다. 이후 로마 항전 때(C.E. 66-74) 반 세겔 짜리 동전은 세 개의 석류를 가운데 두고 고대 히브리어(paleo-Hebrew)로 ‘거룩한 예루살렘’을 양각하였다. 현재 이스라엘은 로마 항전 때 주조한 세 송이 석류를 1 리라(lira)에, 그리고 양각과 석류 하나를 2세겔 동전에 새겨 유통하고 있다.

   
 
이와 같이 석류는 성과 속을 넘어 신비로운 열매로서 유대교와 초기 기독교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Mary Abram, "The Pomegranate: Sacred, Secular, and Sensuous Symbol of Ancient Israel," Studia Antiqua 7.1 (2009): 23-33.> ‘다윗의 별’처럼 보이는 육각형의 꽃받침은 유대왕조와 하나님의 통치라는 더 심오한 의미를 담을 수 있었다. 더 나아가 석류는 잠언의 ‘은쟁반에 새겨진 금 사과’처럼 ‘하나님의 말씀’으로 간주되어(잠 25:11) 오경의 613개 계명처럼 석류 알갱이도 똑같이 613개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그것은 마치 석류의 씨앗이 가뜩 들어있듯 이스라엘이 무리지어 토라를 배운다는 유비이지 숫자에 있지 않다. 이처럼 석류는 제사장의 복식에 수놓아 살아있는 제의로 발전되었고 다산과 풍요라는 바탕 위에 하나님의 말씀과 영원한 삶을 표상하게 되었다.
한신대 구약학

김창주 교수 webmaster@cknews.co.kr

<저작권자 © 기독교한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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