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성수 목사.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불청객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해 전 세계가 얼어붙었다. 사회, 정치, 경제는 물론, 종교계에 이르기까지 ‘언택트’ 문화가 새롭게 자리 잡고 있다. 연일 백신 계발 소식은 들리는데, 구체적으로 언제쯤 지긋지긋한 코로나 시대에서 벗어날 지는 오리무중한 상태다. 초일류국가라는 미국을 비롯해 유럽, 일본 등도 이 난관을 쉽게 극복하지 못하고 있어, 체감하는 위기감은 더욱 크다.

우리나라도 여기에는 자유롭지 못하다. K-방역이라며 전 세계의 칭찬을 받고는 있지만, 마찬가지로 쉽지 않은 상황이다. 실물경기가 바닥을 치고 있으며, 특히 서민들의 삶은 최악의 상황을 맞닥뜨리고 있다. 여기에 연일 치솟는 주택 가격에 ‘앞으론 내 집을 갖지 못하는 것이 아니냐’는 두려움에 속칭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을 통해 20-30대 들이 집사기에 나서고, 평생 관심도 없었던 주식시장에 뛰어들어 ‘빚투’(빚을 내어 투자를 하는)로 자산불리기에 나섰다. 말 그대로 코로나19가 지금까지 이어왔던 모든 삶의 패턴을 순식간에 바꾸어 놓았다.

안타까운 것은 두려움에 떨고 있는 국민들의 마음을 평안하게 이끌어야할 한국교회마저 혼란한 상황에 처했다는 점이다. 이단 신천지발 코로나 확산으로 한국교회마저 된서리를 맞았으며, 방역 수칙을 지키지 않은 몇몇 교회들의 행태로 한국교회 전체가 손가락질을 받았다. 급기야 생명보다 귀한 예배의 자유마저도 박탈당해 버렸다. 일련의 과정으로 인해 국민들은 한국교회의 이미지를 ‘거리 두고 싶은•이중적•사기꾼’ 등 부정적으로 인식하게 되어 버렸다.

한국교회가 이렇게 까지 이미지가 실추한데 많은 부분에서 억울한 감은 있다. 한국교회는 코로나 사태를 맞아 누구보다 방역 지침을 잘 준수했으며, 뜨겁게 기도했다. 또 어려움에 처한 이웃들을 위해 마스크를 나누는 등 나눔과 섬김에도 앞장섰다. 물론 한국교회를 향한 여론이 이렇게 까지 좋지 않은 것이 비단 코로나 사태 때문이라고 단정 지을 수 없다. 그동안 한국교회가 보여준 분열과 갈등의 모습, 사회보다 더 비윤리적인 행태, 맘몬과 바벨에 노예가 된 과오 때문이라고 보는 게 맞다.

그렇다면 이제라도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고, 주님의 몸된 교회로서, 주의 종으로써 역할을 잘해야 한다. 분열과 갈등의 굴레에서 벗어나 화합과 일치에 나서고, 누구라도 본받을 만한 인격도 갖춰야 한다. 더 이상 욕망에 사로잡히지 말고, 오직 하나님 말씀 안에서 새롭게 거듭나야 한다. ‘거리를 두고 싶은’ 종교가 아닌, ‘가깝게 지내고 싶은’ 종교로 깨어지고, ‘이중적’인 이미지가 아닌 ‘말과 행동이 일치하는’ 이미지로 탈바꿈하고, ‘사기꾼’ 같은 인식이 아닌 ‘누구보다 진리를 외치는’ 종교로 인식되도록 뼈를 깎는 노력을 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진보와 보수로 나뉘어 여전히 서로를 헐뜯는 데 몰두하거나, 단지 숫자의 크기에 따라 타 연합단체나 교단, 교회를 무시하거나, 다름을 인정하지 않고 틀리다고 쌍심지를 켜는 등의 행동은 당장 멈춰야 한다. 지금은 한국교회가 모든 것을 내려놓고 하나가 될 때이다. 그러지 않고 서로의 주장만을 내세우고, 서로의 공과만을 내세우려 한다면 한국교회는 정말 큰 위기에 직면하고 만다. 가뜩이나 최근 여러 가지 일들로 인해 한국교회의 이미지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한국교회가 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바로 하나 됨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명심하길 소망한다.

목림교회 담임 

저작권자 © 기독교한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