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한국기독교총연합회(이하 한기총)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는 정기총회의 자리에서 한국교회연합(이하 한교연)과의 통합을 1개월 내 실현시키겠다고 선언했다. 이에 지난 4일 한교연은 임원회를 열고, 한기총과의 통합의 건을 논의 끝에 전권을 대표회장인 권태진 목사에게 위임했다. 이후 한기총과 한교연의 통합논의가 각 단체서 논의되는 등 급물살을 타는 듯 보였다. 

양 단체의 회원 모두는 양 단체의 통합에 대해서 공감하면서도, 몇몇 사람의 생각은 이해관계에 얽혀 통합의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고 있는 행동들이 드러나, 양 단체의 통합이 시기상조는 아닌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사실 양 단체의 몇몇 회원이 통합에 대해서 주판알을 굴리고 있는 상황에서의 통합논의는 의미가 없다. 가진 것을 내려놓지 않고서는 양 단체의 통합은 사실상 어렵다. 이를 반영이라도 하듯이 양측에선 통합에 대해 불협화음이 나오고 있다.

먼저 한교연 일부 임원은 “한기총과 한교연의 하나 되는 것에 대해서 반대 할 이유는 없다. 하지만 오늘 막말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한기총 일부 회원을 제외시키고 통합을 논의해야 진정한 통합을 이룰 수 있다”고 한기총 일부회원을 제외시킨 통합을 주장했다.

또한 일부 회원은 하나의 연합단체의 대해서 원칙적으로 환영하면서도, “한기총과 한교연 분열 당시 새로운 연합단체 구성에 참여했던 몇몇 인사들을 제외한 통합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결과적으로 통합에 이견이 있음을 감추지 않았다. 이처럼 통합에 대한 의견이 제각각이라 한기총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가 공언한 1개월 내 양단체의 통합이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느냐(?)에 대해서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이 같은 입장은 한기총에 속한 회원들도 마찬가지이다. 전광훈 대표회장에게 반기를 들어, 한기총이 제명한 교단을 회원으로 받아드리는 것을 보류하던지, 통합 이후로 밀어 놓았어야 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이는 한교연이 제9-1차 임원회에서 가입신청을 낸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장신(총회장 홍계환 목사), 예장 합선(총회장 이병순 목사), 예장 한신(총회장 안이영 목사) 등을 회원교단으로 받아들이기로 하면서 불거졌다.

이에 한기총 전광훈 목사의 최측근인 김모 목사는 “양 단체의 통합은 물 건너갔다. 한교연이 양단체의 통합을 바란다면, 한기총에서 제명당한 교단을 회원으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이들 교단을 받아들인 것은 통합에 대한 의지가 전혀 없는 것이다”고 양 단체의 통합이 어렵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들 교단은 어디까지나 한교연 임원회에서 통과된 것이지, 실행위와 총회를 거쳐야 정식 회원교단으로 의무와 책임을 다할 수 있다. 이는 과거 독립교회연합을 받을 때에도 임원회와 실행위까지 통과되고도 임시총회에서 부결되어 가입이 무산된 것만 봐도 쉽게 알 수 있다. 실제 한교연 실무자 역시 한기총에서 제명당한 교단을 받아들인 것은 아니며, 실행위와 총회를 남겨두고 있기에 확정된 것도 아니라고 단언했다.

어찌됐든 이렇게 회원들의 입장이 제각각인 상황서 양 단체의 통합이 쉽지 만은 않다. 자칫 잘못하면 3개의 단체가 생길 수 있는 상황까지 처했다. 그럼에도 양 단체의 통합은 시대적 부름이자 역사적 과제로 꼭 이뤄야할 숙원이다. 이미 분열과 갈등을 경험한 양 단체의 회원들이 양 단체의 통합에 대해서 누구도 반대하지 않는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하지만 여전히 양 단체의 통합에 대해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한국교회의 목회자와 교인들은 양 단체가 하나가 되기를 바라고 있지만, 저변에 깔린 정서는 이들의 생각과 다르다. 그것은 보수적인 양 단체에 속한 회원들이 각각의 단체와 교단의 다양성을 인정하지 않고, 원리주의에 갇혀 배타적이며, 분열과 갈등을 획책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그림의 떡’으로 그칠지, 대통합의 단초를 놓을지는 양 단체의 용단에 달렸다. 다만 분열과 갈등에 만연된 한국교회의 전철을 밟고 있는 부분은 아쉽다. 양 단체의 통합논의 과정서 알 수 있듯이 헤어지기는 쉬워도, 하나 되기는 어려운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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