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기독교사상』 12월호가 ‘특집-송기득, 손태규의 신학적 유산’을 마련해 신학적 유산을 재조명했다.

송기득, 손태규 신학자는 지난 9월 우리 곁을 떠났다. ‘인간화 신학자’ 송기득 교수, ‘정치신학자’ 손규태 교수. 두 분은 공히 일상적인 장례 절차를 거부하며 부고 절차도 생략한 채 조용히 세상을 떠났다.

이 두 사람은 신학계뿐만 아니라 교계에 많은 가르침을 남겼다. 단순히 어느 학교에서 교수로 재직하다 세상을 떠난 신학자로 치부할 수 없다. 그들은 자신만의 신학을 말하기도 했지만, 동시에 자신이 말하는 신학을 온 몸으로 실천하려 몸부림친 실천가였다.

이에 기독교사상은 고인을 추모하는 마음으로 그분들의 생애와 신학을 대략적으로나마 짚어주는 일이 한국 신학계와 교계에 필요한 일이라는 생각으로 이번 특집을 준비했다.

특집에는 송기득 교수의 신학을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일을 진행하고 있는 양명수 교수(이화여자대학교)가 송 교수의 삶과 생애를 ‘사람다움의 신학자’로 특징지으며 소개했다. 또한 강성영 교수(한신대학교)가 손규태 교수의 삶과 신학을 정리했다. 이와 함께 지난 4일 경동교회에서 갖은 좌담회를 내용을 정리해 두 분의 신학적 유산과 삶으로 보여준 교훈을 강조했다.

먼저 양명수 교수는 “송기득 교수가 중점적으로 펼친 ‘인간화 신학’은 실존주의적 개인의 주체성과 사회과학적인 인간 해방이 결합되는 특성을 보인다”며, “송기득 교수가 강조한 ‘주체성’의 문제를 다루면서, 실존이 본질보다 앞서며 타자보다 자신을 먼저 정립하는 일이 중요하다는 의미에서 그분이 했던 말 ‘나를 산다’의 의미”라고 설명했다.

또한 양 교수는 민중의 문제를 강조한 송기득의 신학적 특징을 정리하면서 “그가 추구한 신학이 결국 해방신학적 요소를 지니고 있다”며, “송기득 교수가 말년에 반기독교적 특성을 보여주는 것은 한국 기독교의 현실에 대한 실망으로 인한 것이었다. 이는 오늘날 한국교회가 반성해야 할 내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강성영 교수는 “손규태 교수의 독일 유학 이전의 삶으로는 성철 스님과의 만남, 문익환, 안병무 박사와의 관계, 영화 〈택시운전사〉의 주인공 위르겐 힌츠페터와의 인연 등을 일화의 형태로 보여주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강 교수는 박사과정 논문과 지도교수, 국제본회퍼학회, 한국 민주화운동, 독일 한인교회 목회 등을 중심으로 정리했다. 또 손규태 교수가 1988년 귀국 후 한국본회퍼학회를 창립하고 초대 회장으로서 본회퍼 사상을 연구하고 전파하는 데 힘썼음을 말했다.

특히 강 교수는 손규태 교수의 학문적 관심사를 논하며 ∆민족주의적 관심에 근거한 평화주의 ∆기독교사회윤리학자로서 현대사회의 선교와 실천의 문제 ∆디트리히 본회퍼의 사상 등을 정리했다.

좌담회는 경재 명예교수(한신대학교), 서진한 목사(대한기독교서회 사장), 유석성 박사(전 서울신대 총장), 채수일 목사(경동교회), 김흥수 명예교수(목원대학교, 본지 주간)가 참여해 돌아가신 두 분을 추모하며, 그분들의 삶과 신학적 유산을 짚었다.

이 자리에서는 두 사람의 신학적 관심사와 어떤 신학/신학자의 영향을 받았는지, 두 분의 신학을 어떻게 평가할 수 있는지 등에 대해 논했다.

특별히 공통 고리로 ‘하나님 앞에서, 하나님 없이, 하나님과 더불어’ 살았던 본회퍼가 언급하고, 두 분의 신학 이론이나 학문적 공헌도 다뤘다.

저작권자 © 기독교한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