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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영논리’라는 집단 최면에서 깨어나야

기사승인 2019.11.07  15:2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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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세상에서 가장 많이 회자되는 말이 ‘진영논리’이다. 특정 인물, 집단, 사물, 사건 등에 대한 판단을 내릴 때, 그 기준이 ‘그 대상이 어떤 진영에 속해 있는가’를 다른 것보다 우선시하여 결론을 내리는 논리를 의미한다. 진영논리에 사로잡히면 자신이 속한 진영의 이념에 따라 타인의 해석이나 생각 성향을 무조건적으로 배척하고 폄하하는 행동을 서슴없이 하게 된다.

3년 여 전 우리 정치사는 광화문 광장을 가득 메운 촛불과 국회의원 절대 다수의 찬성으로 현직 대통령을 탄핵시키는 초유의 사건이 벌어졌다. 소위 ‘촛불혁명’으로 불린 국민의 절대 성원을 등에 업고 집권한 문재인 대통령은 최순실 국정농단사건 전모를 알고 “이게 나라냐”며 한숨짓던 국민들에게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겠고 약속했다. 그래서 집권 이후 줄곧 80%를 웃도는 지지율로 최초로 성공한 대통령의 탄생을 예고했다.

그러나 이제 5년 임기의 반환점을 도는 시점에 문재인 정부의 성적표에 후한 점수를 주는 전문가는 찾기 힘들어졌다. 엄청난 수의 국민들이 전임 대통령의 탄핵을 지지하며 현 정부를 진적으로 믿고 밀어줬는데 국민 통합 보다는 내편, 내 지지층만을 위한 정치, 즉 진영논리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중간평가가 지배적이다.

문재인 정부 들어 가장 공을 들인 것이 소득주도 성장이다. 이에 따라 최저임금이 수직 상승했다. 임금을 적게 받던 근로자가 많이 받게 된다면 근로자 입장에서는 환영할 일이다. 그러나 이로 인해 중소기업이 문을 닫고 실업률이 늘어나는 등 그만큼 경제 전반에 엄청난 악영향을 가져왔다. 그러나 정부는 이를 끝까지 고집함으로 엄청난 국정 동력의 손실을 초래했다. 결국 지금 우리 경제는 IMF사태 이후 가장 낮은 경제성장률을 기록하는 처참한 경제성적표를 받게 됐다.

문재인 정부 들어 가장 잘한 것으로 평가받은 것이 남북관계이다. 북한이 핵실험을 중단하고 남북미 정상회담이 연이어 성사됨으로써 남북 관계 해빙 무드를 가져왔다. 그러나 하노이 북미회담이 성과없이 끝나면서 다층위기 상황에 몰리고 있다. 북한은 이제 노골적으로 한국을 무시하고 북미회담에만 목을 매면서 우리 정부에 대한 욕설에 가까운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북한은 연일 미사일을 쏴대는데 청와대 외교안보실장과 국방부 장관은 별거 아니라는 식으로 오히려 북한을 두둔하는 저자세로 일관해 국민을 분노케 하고 있다.

조국 법무부장관 실패 사례는 현 정부의 가장 큰 패착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의 부인과 자녀를 둘러싼 특혜 부정 시비와 아직 드러나지 않은 사모펀드 등 불법 금융거래의 전모가 밝혀지면 문재인 정부가 과연 남은 임기동안 정상적인 국정 운영이 가능할지, 내년 4월 총선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여당 내부에서부터 터져 나오고 있다. 조국 전 장관 임명 강행과 그를 지키려던 문 대통령의 무리한 행보는 결국 초유의 국론분열로 이어졌다. 그런데도 대통령은 서초동과 광화문에 모인 서로 다른 목소리의 군중을 향해 국론 분열이 아니고 생각한다고 말했다가 오히려 더 큰 국민적 저항을 불러 일으켰다.

결국 진영논리는 스스로 한계에 부딪히게 될 수밖에 없다. 진보진영이든 보수진영이든 당장은 그것이 자기들 편을 단합시키고 똘똘 뭉쳐 위기를 헤쳐 나갈 수 있는 역동성을 발휘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결국 가장 큰 덩어리인 중도층의 이탈을 불러와 종국적으로는 정치적 패착이 될 수밖에 없는 분명한 한계를 지니고 있는 것이다. 허구헌날 내편 네편으로 갈려 싸우느라 날샌 조선왕조 5백년의 끝이 어땠는지 보면 뻔하지 않겠는가.

내가 가는 길이 잘못된 것을 아는 순간 지체없이 돌이켜야 실패를 멈출 수 있다. 실패인줄 알면서도 진영논리에 사로잡혀 옴짝달싹 못한다면 그 마지막은 어리석은 실패자가 되는 길 뿐이다. 이제라도 진영논리에 사로잡혀 편 가르기가 아닌 국민 통합과 포용사회를 구현하는 정치인, 종교 지도자를 이 어지러운 시대가 요청하고 있다.

 

기독교한국신문 webmaster@c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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