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부터 6일까지 한국교회의 주요교단에서 이단으로 규정한 단체의 일본 연수원에서 열린 행사에 한국교회 목회자 40여명이 참석해, 이를 둘러싼 파장이 걷잡을 수 없이 번져 나가고 있다. 1980년대 중반 한국교회 대교단의 내놓으라는 지도자들이 이 단체가 주최하는 해외여행에 참여했다가 낭패를 본 기억이 생생하다. 당시에도 그랬거니와 이번에도 이 단체의 행사에 참여한 목사 대부분은 “이 단체의 행사인 줄 모르고 참여했다”고 한결같은 목소리를 낼뿐이다. 이에 한국교회는 이단 행사 참여 주의경보를 발령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또한 이들은 한일기독교지도자 모임이라고 해서 참여했다고 했다. 그런데 현장에 도착해서 알고 보니 이 단체의 행사였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해명했다. 모 교단의 총회장은 “일본에 도착해 이단 행사라는 것을 알고, 곧바로 돌아오려고 공항에 연락해 한국행 비행기표를 사려고 했으나, 곧바로 구입이 어려워 이틀 지난 다음 동역자 3명과 함께 중간에 돌아 왔다”고 자신은 아무것도 모르고 일본여행에 참여한 것에 대해 분명한 입장을 밝혔다.

이 총회장은 또한 “이 행사의 순서를 맡은 인사들이 이 단체의 창시자에게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하는 것을 보고 분노했다. 그 순간 그들을 향해 개신교 목사들을 불러 놓고 이것이 무엇 하는 것이냐고 항의했다. 이 항의를 받고 주최측은 창시자의 사진을 치웠다”면서, “이틀 동안 마음이 괴로웠다. 하나님께 죄를 짓는 것만 같았다. 다행히 중간에 비행기표를 구입해서 돌아온 것은 아주 잘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분명한 것은 일부 목사들은 모르고 이 행사에 참여한 것 같다”고 일본에 있는 동안의 상황을 설명했다.

이 단체의 행사인 것을 알고 갔던, 모르고 갔던 목회자 40여명은 이단 행사에 참여한 것은 변명할 여지가 없다. 그보다 이 행사에 앞서 한국기독교발전협의회는 지난달 30일 하림각서 이 단체의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한민족정체성회복을 위한 세미나를 개최했고, 더불어 이 자리에서 이 단체의 관계자가 일본여행에 대해 설명하기도 했다.

이 행사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감지한 목회자들은 일본여행을 포기했고, 일부는 일본여행을 신청했다. 하림각 행사에는 모대학 실천신학대학원 원장과 몇몇 교단의 증경총회장들이 참석해 순서를 맡았다. 이들은 한 결 같이 “이날 행사가 기독교발전협의회 행사인줄 알고 참석했고, 순서를 맡았다”고 해명했다. 문제가 불거지자 모교단의 노회는 기발협 이사장을 비롯한 대표회장 등 4명을 제명했다. 제명에 앞서 이들 4명은 노회에 탈퇴서를 팩스로 제출했다.

일본을 다녀와서도 이를 둘러싼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미 교단을 탈퇴했는데 제명을 할 수 있느냐”며, 법적싸움도 불사하겠다는 태세다. 문제가 불거지자 문제를 제기한 인사를 향해 비난하는 문자가 계속해서 발송되고 있으며, 여기에 맞서 문제를 제기한 목사는 과거 모 인사가 이 단체의 행사에서 축사한 사진을 공개했다. 한마디로 과거에는 형•동생하면서 사이좋게 지냈던 시절은 어디로 가고, 적대적 관계가 변해 진흙땅 싸움이 따로 없다.

하림각 행사를 주최했다고 당당하게 말하는 기발협 이사장은 “일본에 간 것은 사실이지만, 분명하게 말 할 수 있는 것은 자신도 모르고 갔다. 그리고 일본여행을 위해서 납골기 일부를 팔아 1천만원을 후원했다. 내 경비를 들여 일본에 간 것이다”고 해명했다. 또한 하림각 행사는 이웃종교와 한민족정체성을 논의하기 위해서 모였다고 덧붙였다. 한편 일본 여행을 주도한 진모 목사로부터 진위를 파악하기 위해서 수차례 전화를 걸었으나, 통화 할 수 없었다.

기발협 관계자의 말대로 이웃종교와 대화를 통해 한민족의 정체성 회복을 위해 방안을 얼마든지 논의 할 수 있다. 또한 한민족의 화해와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서도 의견을 교환 할 수 있다. 문제는 한국교회가 문제로 삼고 있는 단체의 재정적 지원과 이 단체의 시설을 이용했다는데 문제가 있다. 한국교회의 상황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것이다. 이 같은 형태의 여행과 모임은 한국교회 안에서 계속 일어날 것으로 보여, 이에 대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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