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9월 장로교단 총회 시즌이 돌아오면 교계의 관심도 한국교회 소위 장자교단이라 지칭되는 합동과 통합 총회에 쏠리게 된다. 두 교단이 자지하는 비중이 크기도 하려니와 매번 두 교단 총회에서 만들어진 이슈가 한국교회에 엄청난 파급 효과를 주기 때문이다.

먼저 통합측 총회의 이슈는 올해도 명성교회 문제가 될 전망이다. 통합교단은 지난 2013년 제99회 총회에서 담임목사직에 대한 세습 불허를 결의한 바 있다. 대형교회 목사가 아들에게 목회를 대물림하면서 교회가 가진 막강한 힘, 즉 부를 세습할 수 없게 하겠다는 것이 주된 취지라 할 수 있다.

그런데 명성교회는 김삼환 목사 은퇴 후 몇 년간 담임목사를 청빙하지 못하다가 새노래 명성교회 담임이었던 아들 김하나 목사를 후임목사로 청빙했다. 교회의 청빙절차나 과정에는 하등에 문제가 없었다.

문제는 명성교회가 속한 서울동남노회가 이 문제를 놓고 둘로 나뉘면서 발생했다. 결국 이 문제는 총회 재판국으로 넘겨졌으며, 재판국은 명성교회의 청빙절차에 하자가 없다고 판결했다. 그런데 지난해 103회 총회에서 총대들이 재판국의 보고를 거부하고 재판국을 다시 구성해 재심토록 결의한 것이다. 새로 구성된 재판국은 거의 1년을 끌다가 지난 8월 5일 명성교회 세습이 잘못됐다는 판결을 내렸다.

재판국 판결이 총회에서 거부된 것도 이례적이지만 그보다 재심 재판국이 이전 판결을 번복하게 된 것이 과연 법리적으로 바른 판결인가를 놓고 말들이 많다. 만약 재심 판결이 정치적 입김과 외부 여론의 압력 때문이라면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결국 명성교회와 노회측이 이 판결에 대한 거부 의사를 분명히 밝힘으로써 또다시 이번 총회에 가장 뜨거운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통합교단이 명성교회 문제를 다루는데 있어 총대들을 거수기로 세우고 그 뒤에 숨어 당연히 해야 할 통합과 조정의 역할을 등한시하고 있는데 대해 우려 섞인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한마디로 덩치 값을 못한다는 것이다. 대형교회를 마치 거대 비리 재벌쯤으로 여기고 사정기관처럼 행동하는 일부 단체와 대형교회=적폐로 취급하는 일부 언론의 교회에 대한 무차별적인 간섭과 침해에 대해 교단이 내 교회는 내가 지킨다는 단호한 의지만 있어도 이렇게 난도질을 당하겠냐는 것이다.

통합교단은 매번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도 못 막는 꼴로 빈축을 사는 경우가 종종 있어왔다. 이번 총회에서도 교회의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하는 분위기로 몰아갈 경우 명성교회의 인내도 한계에 도달하게 될 것이다. 그것이 ‘찻잔 속 태풍’으로 그칠지 쓰나미가 되어 교단에 밀어닥칠지 알 수 없으나 그 모든 결과는 무능 무책임한 통합교단이 온전히 짊어져야 할 몫이다.

합동교단 또한 곁으로는 조용해 보이나 속으로는 각종 고소고발과 가짜뉴스가 난무하는 내홍에 휘청거리는 모양새다. SNS와 일부 교계 언론을 동원해 총회장을 비롯, 지도부를 공격하는 행위가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다. 결국 임원회가 나서서 강력한 대응을 천명하기에 이르렀는데 이제 임기를 보름남긴 임원회가 무엇을 하겠는가.

합동측은 거의 매년 총회장 등 주요 임원들에 대한 고소 고발이 끊이지 않아 집행부가 한 회기내내 소송에 시달리다 임기를 마치는 일이 반복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이는 일부 몰지각한 인사들 탓이기도 하겠지만 근본적으로 교단의 권위와 명예가 얼마나 추락했는지 보여주는 사례에 불과하다.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는 말이 있다. 한국교회의 두 기둥과 같은 통합과 합동 교단의 속을 들여다보면 한국교회의 앞날이 심히 걱정되지 않을 수 없다. 사랑과 화합 정신을 내팽개친 다수주의, 우월주의는 한국교회의 탈 교단, 해체 현상을 점점 더 가속화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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